모 노래방 기기 홈페이지에는 부르고 싶은 노래를 신청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저는 발라드도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힙합을 많이 듣기때문에 그쪽 곡이 뭐가 올라왔나 많이 보는데요, 역시 노래방에서 부르기엔 아웃사이더 노래만큼 좋은 랩이 없다고 봅니다. 곡이 빨라서 과시하기도 좋고 부르기도 재밌어요.

이번 3집을 듣고서 노래방에서 부르고싶었던 곡이 Hit Me, 진짜, S.O.B, 선물, Everlasting, 세상 밖으로의 항해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노래방에 수록된 곡은, 쨔쟈잔.


제가 숫자를 세는 법을 잘못 배운 것이 아니면, 분명히 저 수록곡은 추천수가 다른 노래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낮죠. FAQ를 보면 곡 수록 기준은 추천수만 있는 게 아니라, 방송횟수(라디오, 공중파/케이블TV), 발표한 가수의 인지도, 해당곡의 현재 홍보활동의 정도, 인터넷상에서의 인기도, 영화 애니메이션 삽입곡의 경우 작품자체의 인기도, 각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의 전송횟수 등이라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 방송에 많이 나오고 대중성있는 곡을 넣겠다 이겁니다. 이 기준의 가장 큰 맹점이 뭔줄 아세요? 정작 부르기 좋은 노래는 수록되기 어렵다는 거에요. 노래가 아무리 듣기 좋더라도, 그래서 인기가 있더라도 부르기는 뭐한 곡이 있습니다. 위의 수록곡 중 '이별할 때 필요한 자세'. 부클릿에도 안 나온 나레이션이 노래방에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실제로 들어보면 노래방에서 부르기엔, 아니 말하기엔 오글거립니다 -_-;

(여자 목소리)
나야…
정말 이렇게 끝나는 거야?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거냐고
왜 그래…
너도 아직 나 좋아하잖아?
이러지 마 나 너무 힘들어
(후략)

나레이션도 나레이션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여성 보컬의 존재지요. 들을 땐 좋은데 부를 땐... 내 주위에 같이 듀엣해줄 여자가 있나? 근데 대부분의 대중적인, 즉 반주기에 수록될 만한 힙합 곡에는 여성 보컬이 존재하더라구요. 어쩌라구?

이번에 가리온 2집의 곡 중 노래방에 추가된 건 '산다는게'. 당연하게도 여성보컬 있습니다! 아니 17곡이나 되는 그 수많은 곡 중에서 겨우 한 곡 수록한 게 저 노래인 이유가 뭔가요. 힙합 좋아하는 여자(사람)친구 없는사람은 노래방에서 랩하지 말라는 얘기인가요.

노래방에서 부르기 좋은 곡을 뽑는 기준은 당연히 노래방 다니는 사람들이 직접 선택한 곡, 추천수가 아니겠습니까. 저거 수록 평가하는 사람들이 노래 하나하나를 들어보고 있진 않을 테니까. 근데 지금 보면 추천수는 X까고 타이틀곡이랑 인기곡 한두 개 대충 집어넣는 걸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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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j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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