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 시절의 마지막 시험의 마수가 제게 슬슬 다가올 즈음, 친구에게 인도여행을 가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1학년 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느긋하게 놀아봅니까. 저는 듣자마자 콜을 외쳤죠.

인도 여행이 그렇게 힘들다는 사실은 여행 출발하고 나서야 전해들었습니다. 이런 제길.

계속 늑장을 부리다 몇 주 후, 약 2주간의 스케줄에 맞춰 태국을 경유해 가는 타이항공 비행기편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기말고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준비는 계속 늦어지고 맙니다. 비자를 떠나기 전 주에 만들었을 정도로요. 결국 출발 하루 전에 우리 세 명(저, 그리고 K와 C)은 겨우겨우 모든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당일날, 공항에 도착해서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우리끼리만 비행기 타는 건 또 처음인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좌석에 앉게 되대요. 기내식을 맛있게 먹고 가이드북을 읽다 보니 어느덧 내릴 시간.

여기는 비행기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덥고 습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K의 짐이 없어진 겁니다. 안내 센터에 물어봐도 일단 기다려 보라는 말만. 좌절감에 어쩔 줄 몰라하다 다행히 어떤 한국인 아주머니께서 우리 짐을 들고계신 걸 포착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자기 짐도 똑바로 못 찾고..." 라고 하시던데, 잘못한 건 당신 아닌가요.


오후 2시쯤 택시를 타고 가이드북에서 찾은 A-One-Inn이라는 게스트 하우스로 출발했습니다. 특이한 것이, 택시를 탈때 highway/no highway를 물어보더군요. 고속도로를 타면 통행료를 우리가 지불해야 합니다만, 차가 밀릴 땐 이 쪽이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출발하는 택시는 서비스료 50B를 추가로 받더군요.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숙소로 들어가 트리플 룸을 잡았습니다. 좀 낡긴 했지만 크게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모기가 좀 많아서 그렇지.




태국은 매우 번화하고 큰 백화점 건물이 주위에 많아서 쇼핑도시라는 느낌을 팍팍 받았습니다. 애플 매장도 발견했고요. 거리에 오토바이가 많은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다 배가 고파지자, 태국에 왔으니 태국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후회됩니다 -_-;;




glass noodle(녹두당면), 각종 해물과 고기가 담긴 국인데요, 무슨 향신료를 넣었는지 향이 너무 강해서 먹다 접었습니다. K군 왈 '먹을 수록 비위가 상하는 맛'이라고 합니다.




태국의 밥은 익히 들은 것처럼 찰기가 부족해 '날아다닙니다'. 이것도 해산물과 아스파라거스 등이 들어간 요리인데요, 친구들은 이게 제일 맛있다던데 제 입엔 아래의 음식이 더 맛있더군요.




녹두당면과 해물을 볶은 걸 계란에 싼 것입니다. 설탕을 뿌렸는지 달달한 맛이 나서 전 괜찮았는데, 친구들은 싫어하더군요. 결국 세 음식 다 남겼습니다. 에구구 돈 아까워라.

그 뒤 저녁, 우리는 거리를 방황하며 맥주를 마시거나 돼지고기 꼬치를 먹거나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밤늦게 숙소로 돌아온 우리들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사토끼님의 <2학년 화장실 살인사건> 중)



사실 C군의 손목시계에 알람이 있긴 있습니다. 소리가 모기만해서 그렇지. 내일 3시반에 일어나 공항으로 가야하는 저희들은 큰 공황상태에 빠져...야 했겠지만 그냥 잤어요 -_-;;

과연 이 대책없는 인간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Posted by _j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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