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식사입니다.



이 날은 크리스마스였죠. 역시 급한 일정이 없으니까, 그리고 알람도 없으니까 늦잠을 자게 됩니다. 점심은 K가 한국 음식을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한국 식당인 인도방랑기에서 때웠습니다. 재료는 어쩔 수 없이 약간 다르지만 한식은 한식.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외국에 가면 되도록 현지 음식만 먹자는 의견이었지만, 이것도 새롭네요.


호텔에서 체크아웃, 여기에 가방을 맡기고 빠하르간지 시장을 돌아봤습니다. C군은 인도 바지를 구입했는데 알라딘 바지, 알리바바 바지라고 하면 대부분 알아듣더군요. 수요가 많은가봅니다. 저와 K는 한 가게에서 청바지를 20분 동안 구경하다가 가게 주인에게 쫓겨났습니다.


신중하게 바지를 고르는 C. 옆의 티셔츠에 주목.



다음으로 이슬람 사원(아마도)에 가봤습니다. 이 곳은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면 꽤 비싼 카메라 입장료를(...) 물어야 합니다. 뭐 별 수 없으니 물고 신발을 카운터에 맡긴 후 들어갑니다. 안에서 만난 서양인에게 이에 대해 이야기하니 자신도 처음엔 입장료를 물다가 나중에는 숨겨갔답니다. 괜히 냈어~ 괜히 냈어~




새가 많은 만큼 새똥도 많아서 걸어다니기가 좀 찝찝했네요. 위쪽에 전망대가 있었지만 입장료에 놀라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한 기차가 올 시간이 되자 돌아가 짐을 찾고 역으로 갔는데, 역시나 헤멨습니다. 다른 한국인 여행객에게도 물어보고 하는 뻘짓 끝에 기차를 탔습니다. 해피엔딩. 여긴 객차마다 승객 명단이 붙어있더군요.


기차에서 사먹은 사모사. 맛있어요.



네, 저만 옆 객차입니다. 짐을 도둑맞을까 두려워서 일단 자기 전에는 친구들이 있는 객차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기차에서 가만히 앉아있으려니까 배고파서 이것저것 사먹었는데, 그 중 하나가 위의 사모사입니다. 속을 야채와 감자로 채운 바삭한 삼각만두인데, 카레향이 납니다. 그리고 비리아니라는 밥도 팔길래 덥썩 샀습니다. 치킨 비리아니는 좁은 객차 안에서 발라먹기가 좀 힘들었어요.

마지막 입가심으로는 짜이라는 밀크티 비슷한 차를 먹어봤습니다. 한국에서 찹쌀 떠억~ 하는 식으로 여기도 짜이~ 하고 사람이 돌아다니는데, 달고 따뜻해서 기차를 탈 때마다 꼭꼭 챙겨먹었습니다.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분들.



잘 때가 되어서 비좁은 통로를 커다란 짐을 들고 통과했습니다. 객차 사이사이에도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었는데 아마 돈 없이 끼어 탄 사람들같아요. 제 자리로 짐을 들고 힘들게 도착하니 다른 사람들의 짐이 한가득 쌓여있더군요. 네, 여기 사람들은 남의 자리에 앉아있거나 짐을 놓거나 합니다. 그래도 잘 거라고 이야기하면 치워줘요.

귀찮아서 침낭을 안 쓰고 담요만 덮고 잤는데, 오산이었습니다. 자고 일어나자 엄청나게 추웠어요. 사실 잠도 제대로 못 잔게, 좁고 불편한데다가 짐을 도둑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거든요. 그리고 근처에서 자는 사람이 코로 우렁찬 교향곡을 연주하는 바람에(...) 네, 인도도 사람사는 동네입니다.
Posted by _j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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