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자기 전엔 괜찮다가 자다 깨면 엄청나게 추운 이상한 운송 수단입니다. 밤에 짜이를 마시고 자려고 했는데 파는 사람이 안와서 못 먹고, 모닝 짜이를 마셨습니다. 언 몸을 녹여주는 좋은 음료입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카주라호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심심해서 별 짓을 다 했습니다.


도레미송 합주



혼신의 비트박스...는 개뿔 저 그런거 못 합니다.



버스 안에서 먹을 과자들



버스 출발시간입니다. 배낭이 너무 커서 버스위에 올려 묶어야 하는데, 이것도 돈 내고 해야 합니다. 버스는 의자가 좌우로 좁은데다가 팔걸이도 없어 입구 옆에 앉아있던 저는 졸다가 튕겨나가 밖으로 떨어질 뻔 했습니다.


카주라호에 도착하자마자 몰려드는 호텔 호객꾼들. "저 삐끼 아니에요" 하면서 달라붙는 삐끼들. 이곳은 조그만해서 걷거나 자전거를 빌려 다닐 수 있는데요, 마치 마을 전체가 관광업에 종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겠지 설마.

우체국에서 집으로 가는 엽서를 보내고(엽서보다 우리가 먼저 집에 도착하긴 했습니다만) 호텔을 찾아다녀봤습니다. 그런데 마침 방학 기간이라 손님이 많이 와서 담합을 했답니다(...) 이 땅에 상도는 어디에... 결국 샨티 호텔의 반지하 방을 400Rs까지 깎는 데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한 숟가락 뜨더니 얼굴에 그림자가 생긴 C



이 호텔 옥상엔 고향식당이라는 한국 식당이 있는데, 칼국수가 먹을만하더군요. 김치볶음밥은 양이 많은 게 장점. 위 사진의 된장국에선 기묘하게도 짜장 맛이 납니다. 저녁에 먹은 닭도리탕이 젤 맛있었어요. 준비하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리지만.


이곳 카주라호에는 사원이 많습니다. 에로틱 사원으로 알려져 있지요. 동부, 서부, 남부 사원군이 있는데 남부는 패스. 자전거를 빌려 비교적 수가 적은 동부 사원군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근데 호텔 주인아저씨가 제 머리보더니 하시는 말씀이 이 앞에 머리 잘 자르는 데 있답니다(...) 내 머리가 뭐가 어때서 -_-;;


헤멨습니다.



이런 사원들이 몇 개.





한적한 시골 마을입니다



더블 침대 하나를 세 명이서 쓴 이유



9시쯤 일어났습니다. 일찍 일어났다기보단 전날 9시에 잤어요. 잠을 좀 줄일 필요가 슬슬 느껴집니다. 아침으로 수제비, 감자전, 칼국수, 신라면(!)을 주문. 수제비는 칼국수보다 싼데 국물맛이 똑같습니다. 칼국수에 비해 건더기 양이 적은 대신에 더 쫄깃하고 맛있어요. 닭도리탕과 더불어 이 식당의 베스트.

인도는 음식이 대체로 늦게 나오는 편입니다. 친구는 Indian Time이라고 하던데... 이 날은 다른거 다~ 먹을 때까지 신라면이 안 나와서 K는 감자전만 먹으며 굶어야 했어요.

공짜로 짐을 호텔에 맡긴 후 서부 사원을 갔습니다. 동부 사원이랑 비슷하지만 수가 많으며, 더 크고 아름답습니다. 도중에 소나기가 와서 고생.




위 사진과 같은 조각들이 탑 하나하나에 무수히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죄다 비슷해 보였지만요. 대체 저걸 하나하나 어떻게 새겼는지. 무려 수간물(...)도 있다는데 사진으로만 보고 찾진 못했습니다.

근처의 박물관도 갔었는데 그냥 탑의 구조물을 떼어서 전시해놓은듯한 느낌입니다. 사진은 금지라 못 찍었구요.




기차역으로 갔습니다. 새로 지어진 역이라고 하는데, 깔끔하긴 하지만 시설이 거의 없더군요. 카운터에 사람이 없길래 어디갔냐 물어보니 목욕하러 갔답니다. 영업시간에 당당히 목욕이라니.

기차는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습니다만 저희 티켓은 RAC, 즉 예비 티켓입니다. 그래서 예약 취소된 자리를 할당받았죠. RAC티켓을 가진 여행자분들이 꽤 있었는데 모두 탄 걸 보면 예약 취소율이 높은 모양입니다. 아님 타는 사람이 별로 없던가.


기차 내부가 한적해서 좋았는데, 열차 객실도 사람도 적어서 그런지 음식 파는 사람이 돌아다니질 않았습니다. 과자도 다 떨어져 굶주리던 우리는...




...맛있었어요
Posted by _j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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