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살메르 성 입장



휴우, 드디어 이 여행도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사막 사파리로 유명한 자이살메르. 기차 안에서부터 호텔 광고하는 사람이 나타나더니, 내리고 나선 엄청난 수의 호텔 지프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가이드북에서 보고 점찍어놨었던 Ganesh Travel에서 운영하는 Ganesh 게스트 하우스에 방을 잡고 사파리 계약. 주린 배를 채우러 갔습니다.


방 안은 이런 느낌



성 안에는 기념품, 모자 가게가 드문드문 있고 성 밖은 식당을 비롯한 상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자기네 가게 오라고 몰려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편안하게 구경다닐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들른 마을 중에 바라나시와 동급으로 평안했던 곳. 터번도 팔더군요. C군은 알리바바 바지에 이어서 터번까지 구입했습니다.

성 안엔 박물관이 있는데 성 아래의 수많은 건물과 비둘기가 한 눈에 들어오니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많다...



미필자



가이드북에는 없는, 타이타닉이란 호텔을 광고하는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옥상에 한국 식당이 있다고 하길래 배가 꺼진 후 저녁에 찾아가봤지요. 성 밖의 좀 외진 곳에 있어 찾기가 힘들다는 게 단점이지만 음식이 훌륭했기에 찾아온 가치는 있었습니다. 칼국수 강력추천!


이튿날, 사막에 가려면 짐을 담아갈 가방이나 봉지 등이 필요한데 없더군요. 그래서 저는 한국인의 근성을 발휘해 담요로 보따리를 만들어 가져갔습니다.

인공적인 맛이 나는 잼(...)을 바른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한 후, 중국인 1명, 한국인 2명과 같이 지프를 타고 출발.


중간에 고장도 납니다만, 자주 있는 일이니 안심(!)



이 녀석, 짐 얹으니 노골적으로 싫은 티 내네요,



중간에 가이드와 합류해 낙타로 갈아탑니다. 낙타의 입냄새는 한 번쯤 맡아볼 가치가 있습니다(우웩) 이것저것 준비한 후 낙타에 올라타는데, 생각보다 높습니다. 타다보면 가랑이 사이도 아파오고 그렇네요. 더울 때 왔으면 엉덩이가 헐었을 듯. 생각처럼 낭만적이진 않았습니다, 하하.




가다 잠시 멈춘 곳은 사막의 마을이었는데요,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더라구요. 처음 봤을 땐 그냥 폐허내지는 유적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우리를 보자 자신들이 학생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건지 난데없이 영어로 1부터 숫자를 세더군요. 그러더니 공부해야하니 볼펜을 나눠달라고 달려들어 조릅니다. 모나미 볼펜이라도 한 통 들고올 걸 그랬네요.




마을을 한 바퀴 돈 후 다시 낙타를 타러 돌아갔습니다. 준 게 없어서 아이들이 매우 아쉬워하는 눈치였지만 짐을 최대한 가볍게 하느라 물자를 대부분 놓고 와서 뭐.

얼마간 더 걸은 후(물론 낙타가)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밥은 가이드분들이 해주시는데요, 일단 에피타이저로 나온 건 이거.




처음엔 되게 작아서 파스타같이 생겼었는데, 기름에 담궈 튀기니 이렇게 커져서 과자가 되더랍니다. 맛은 짭쪼름했습니다. 동행한 형이 딱 안주감이라고 하시더군요. 정말 한국에선 이런 거 안 판답니까?




메인 요리는 즉석에서 반죽해 만든 짜파티(사진의 납작한 빵)와 카레입니다. 일반적인 일본식 카레와는 100광년정도 떨어져 있지만은 여기선 국 비슷한 요리는 죄다 카레라고 하는 것 같네요. 우리가 먹은 건 당근, 호박 등을 깍둑썰기해서 만든 싱거운 국 정도입니다. 정말 별 '맛'이 안 났어요.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목이 막힐 정도로 입 안에 마구 쑤셔넣었습니다.




다시 출발하고 노을이 질 무렵까지 걷자 여태까지 본 사막과는 달리 정말 사진에서나 본 '모래사막'이 나타났습니다. 그리 넓진 않고 한 가운데에 모래사막이 덩그러니 있더군요. 움직이니 발이 푹푹 빠지고 운동화엔 고운 모래가 사정없이 들어가고. 이 모래를 한국까지 가져왔다가 어머니께 한 소리 들었습니다. 사막에 갈 땐 꼭 슬리퍼나 샌달을!

그 이후 벌인 기행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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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도 역시 점심에 먹은 야채국 비슷한 겁니다. 이번엔 짜파티 조금이랑 밥이 나왔는데, 숟가락이 없어서 인도식으로 손을 사용해 먹었습니다. 여기선 그릇을 닦을 때 모래를 넣은 후 샥 문지르는데 그 때문인지 밥에서 모래가 씹히더군요. 그래도 배부르게 많이 먹었습니다.




먹은 후엔 음악타임! 가이드들이 이것저것 두드리며 노래를 부릅니다. 저희 귀에는 전부 똑같이 들린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반나절 코스로 온 외국인들은 이 시점에서 귀환하더군요.

사막의 밤은 추워서 바닥에 두껍게 이불을 깔고도 침낭 위에 두 겹을 더 덮었습니다. 근데 이미 기차에서 충분히 떨며 지낸 우리에게는 무다무다.

밤에는 정말 깜깜해져서 모래언덕 아래로 소변보러 가는데 까딱하면 헤메겠다 싶더라구요.


상상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별이 많이 보였어요.



C군은 별똥별을 봤다는데 전 못 봤습니다. 내 소원은 들어주기 싫다 이거냐!
Posted by _j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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