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 창 밖을 바라보면 항상 다섯 채 이상 보이는 십자가 달린 건물 안에서는 천국이랑 지옥이란 동네가 있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성불하면 사후세계로, 그렇지 않으면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게 된다고 한다. 그외 극락, 황천, 림보, 연옥, 소울 소사이어티 등의 여러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

개인적인 생각을 서술하자면, 저런 건 사람이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서 만들어낸 것. 사람은 주변에 숱하게 굴러다니는 고양이, 개와 같은 생물이다. 심장이 멈추면 곧 뇌의 사고기능이 정지하고 죽는다. 영혼이니 뭐니 하는 건 (재미있는 생각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없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완벽한 無가 바로 죽음이다. 이 정도.

내가 죽음이란 걸 두려워하기 시작한 때는 초등학생 때다. 어쩌다 그 어린 나이에 죽음에 대해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도 역시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밤에 사후에 대해 생각하며 혼자 떨곤 했다.

인간이 죽음에 대해 가지는 공포심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나라는 존재가 언젠간 끝장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나는 많은 사람에게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 아니, 나는 죽지 않고 계속해서 일상을 살길 바란다. 하지만 어짜피 그 무엇도 영원할 순 없다. 지구도, 우주도, 시간 자체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인간이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사회를 이루어 살고 있지만 사실은 그냥 우연히 생겨났을 뿐인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닌가.

중학교때부터 시작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는 설정놀음에서는, 꽤 여러번 갈아엎었음에도, 죽지 않고 사는 '신'적인 존재가 꼭 등장한다. 심지어는 인간과 꼭 닮은 신들이 인간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세계까지 있다. 이는 내 이상향을 상상 속에 구현해 놓은 걸지도 모른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내가 스스로 신을 만들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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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j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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